못 걷는 노인도 매일 화장실 가야 하는데..."돌봄장비, 정부 지원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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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란 차관 "내년 상반기 AI 복지·돌봄 혁신 로드맵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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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이 14일 서울특별시립 남부노인전문요양원에서 스마트워킹을 사용하고 있는 노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좋은데 일주일에 한번 밖에 못 써. 요양원에 사람이 많으니까."

14일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서울특별시립 남부노인전문요양원의 물리치료실에서 스마트워킹을 이용하던 할아버지는 "걸어보시니 좋으세요?"라는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스마트워킹은 스스로 걷기 힘든 노인들을 도와 트랙을 걷도록 하는 장비다.

 

남부노인전문요양원은 현재 노인 190명이 입소한 대형 노인복지지설로,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스마트 노인돌봄장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장기요양보험의 복지용구로 지정돼 있지 않아 정부 지원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 차관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 기술(로보틱스) 등 돌봄기술이 현장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요양원을 찾았다.

 

요양보호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작업인 배변처리를 도와주는 큐라코의 배설케어로봇도 있었다. 화장실에 가기 어려운 와병노인에게 기저귀형태의 로봇을 착용하면 내장된 센서가 대소변을 감지해 파이프를 통해 흡입 처리하고 비데로 청결하게 세정한 뒤 온풍 건조까지 해준다.

 

남부노인전문요양원은 서울시립 기관 중 가장 먼저 도입해 편리함이 입증되자 여타 시립 요양원에도 도입되고 있다. 지자체별로는 서울 광진구에서 통합 돌봄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 가구에 이 기계를 무상 대여해주기도 한다. 이 차관도 "재가 환자들에게도 유용해 보인다"며 사용법을 묻기도 했다. 현재 이 로봇은 일본 개호보험과 미국 메디케어에 등록돼 있지만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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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이 14일 서울특별시립 남부노인전문요양원에서 큐라코의 배설케어로봇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이 외에 이 차관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잡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라이트윙, 야간이나 인지가 떨어져 배변 여부를 말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착용하는 스마트기저귀, 노인을 가볍게 옆으로 밀어 휠체어에 앉힐 수 있는 슬라이드 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 기기는 모두 각자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복지부 주도의 종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차관은 "상호 운영이 안되다보니 정보가 단편적으로 축적돼 통합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AI 복지·돌봄 혁신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기 활용이 보편화되면 요양보호사 채용난도 완화될 수 있다. 요양보호사들은 매일 노인들의 이동을 돕다보니 허리, 손목 등 관절 부상을 입거나 노인이 다칠 경우 배상책임에 시달리기도 한다. 열악한 처우와 고된 일에 건강보험연구원은 2028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11만6000명의 요양보호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철수 남부노인전문요양원장은 "종사자가 직장에서 (격무에 시달려) 만족하지 못하면 어르신도 만족시켜드리기 어렵다"며 "앞으로 정부지원을 통해 많은 케어장비들이 갖춰진다면 요양보호사가 해야 할 일도 줄어들고, 채용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